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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7장 멜기세덱 묵상 (멜기세덱, 변화, 화목제물)

by delta153 2025. 6. 30.

'멜기세덱 묵상' 이미지

히브리서 7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에 대한 신학적 핵심을 다루는 동시에, 구약과 신약을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제시합니다. 멜기세덱이라는 인물은 단순한 성경 속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믿음과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신분을 예표 합니다. 본 글에서는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을 만난 후 보인 신앙의 변화, 예수님을 만난 후 삶이 뒤바뀐 사도 바울의 태도, 그리고 우리를 위한 화목제물이 되신 예수님의 은혜를 연결 지어 살펴봅니다.

멜기세덱을 만난 아브라함의 변화

아브라함은 창세기 14장에서 멜기세덱과의 만남을 통해 단순한 전쟁의 승리자에서 믿음의 조상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경험을 합니다. 당시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연합 왕들과 전쟁을 벌이고 승리합니다. 그러나 전리품을 취하거나 세상의 권세를 탐하지 않고, 오히려 살렘 왕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리고 경외심으로 반응합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인간적인 승리를 신적인 질서 속에서 해석하기 시작했다는 분명한 신앙의 변화입니다. 멜기세덱은 ‘의의 왕’이자 ‘평강의 왕’으로서,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떡과 포도주를 내어주며 축복하고, 아브라함은 이에 응답하듯 십일조를 바칩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신앙의 원리를 보게 됩니다. 바로 하나님의 사람을 만났을 때 생기는 내적 반응과 외적 순종입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받은 축복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인정했고, 멜기세덱이라는 초월적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이후 하나님의 언약을 더욱 굳건히 붙들며,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해석하고 순종하는 길로 나아갑니다. 멜기세덱과의 만남은 단순한 인물과의 접촉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와 평강이 그의 삶에 실질적으로 임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만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는 일상의 승리와 성취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며, 경외심과 헌신으로 반응하고 있는가?

 

예수님을 만난 후 변화된 바울의 신앙 태도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믿기 전, 율법에 철저히 헌신한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여긴 신념에 따라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했고, 심지어는 스데반의 순교에도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사건은 그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뒤흔들어놓았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는 예수님의 음성은 바울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고, 그는 그날 이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 바울은 더 이상 율법과 행위로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십자가의 복음을 자랑하며, 그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 자신의 삶을 헌신했습니다.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자랑할 것이 없노라”는 고백은, 예수님을 대면한 후 그의 신앙적 태도가 얼마나 근본적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바울은 예수님 안에서 참된 제사장을 발견했습니다. 율법의 제사장은 죄가 있는 사람이 죄 없는 제물을 드렸지만, 예수님은 죄 없으신 분이 스스로를 제물로 드리셨습니다. 바울은 히브리서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그는 단번에 자신을 드려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 이러한 믿음은 바울이 박해받고 고난당하는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삶 전체가 예수님을 만난 후 십자가를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화목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히브리서 7장은 멜기세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을 설명합니다. 예수님은 레위 지파가 아닌 유다 지파에서 나셨기에 율법적 자격으로는 제사장이 될 수 없지만, 멜기세덱과 같은 초월적인 제사장직을 받으신 분으로 소개됩니다. 멜기세덱이 아브라함에게서 십일조를 받고 축복했던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은혜의 대제사장이 되십니다. 예수님의 제사장직의 절정은 바로 자신을 화목제물로 드린 십자가에서 드러납니다. 구약의 제사는 죄를 덮는 역할이었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는 죄를 제거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는 단 한 번의 희생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고, 인간의 모든 죄와 심판을 짊어지셨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라는 요한복음 3장 16절의 말씀처럼,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위한 최고의 사랑의 표현이자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반복적인 제사나 의식 없이도, 예수님을 통해 직접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종교적 사실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삶 속에 역사하는 진리입니다. 기도할 때, 회개할 때, 고난 중에도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히브리서 7장이 말하는 “더 좋은 소망”입니다.

히브리서 7장은 단순히 멜기세덱과 예수 그리스도의 신학적 연결을 넘어서, 신앙인의 내면에 변화와 헌신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멜기세덱을 만난 후 하나님의 질서를 인식하고, 믿음의 순종으로 나아갔습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후 자신을 버리고 복음을 위해 사는 헌신된 인생으로 변모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위해 화목제물이 되셨습니다. 이 모든 진리는 단지 머리로 이해할 지식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내야 할 복음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하고, 복음의 능력에 반응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기억하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 삶의 제사장도, 구속자도, 중보자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을 믿는 자는 누구나 담대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으며,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함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