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성경을 읽는가? 왜 신앙을 지켜야 하며,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목적의 중요성에 대한 묵상이 모든 신앙인에게 필요한 이유다. 성경은 단순히 오래된 경전이 아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친히 저자이신 살아 있는 말씀이며, 그 말씀에는 한 구절 한 구절마다 하나님이 의도하신 분명한 목적이 담겨 있다. 이 글은 신앙의 본질을 되짚고, 우리가 성경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만드는 깊은 통찰로 안내한다.
맹종은 신앙이 아니다 – 생각하는 믿음을 갖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하나님의 의도는 때로는 우리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되지 않기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읽으며 질문과 혼란을 겪는다. 그러나 이 묵상은 말한다. 바로 그 의문이야말로 하나님의 진리를 깨닫게 하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우리가 성경을 읽고 ‘왜?’라는 질문을 던질 때, 그 고민은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게 만드는 영적 사색의 시작이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의문을 통해 성경 속 진리를 더욱 바르게 이해하기를 원하신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을 때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가장 신앙적인 자세이다. 오늘날 많은 교회는 ‘무조건 믿으라’는 맹신적 태도를 신앙의 미덕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은 생각하는 믿음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창조하셨고, 성경을 이성 없이 수용하라는 말씀은 어디에도 없다. 의심 없는 신앙이 때로는 편할 수 있지만, 그것은 깊이 없는 신앙에 불과하다. 오히려 성경을 읽으며 의문을 갖고, 고민하며, 기도 가운데 답을 구하는 자세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이다. 그러한 고민 없는 신앙은 신앙이 아니라 습관일 뿐이며, 그런 습관적 신앙은 종종 타인을 판단하고, 질문하는 이를 정죄하는 위선으로 이어진다.
율법주의적 신앙은 유대교 전통에서 기인하여 가톨릭과 개신교로 이어졌다. 가톨릭은 성경 해석을 사제 중심으로 제한했으며, 개신교는 자유롭게 읽게 하였으나 여전히 문자적 해석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보수주의 신학은 전통을 지키는 데 집중한 반면 자유주의 신학은 반대로 성경을 인간의 이야기로만 간주하여 진리를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성경을 ‘잘 쓰는 이들이 가공한 이야기’로 보는 태도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진정한 해석의 기준은 인간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목적이 담긴 설계도이며, 단순한 윤리적 교훈서가 아니다.
목적 없는 신앙은 없다 – 그리스도인의 목표의식
사람은 누구나 목적이 있어야 한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성경을 읽는 이유, 기도하는 이유, 교회에 출석하는 이유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목적은 ‘천국 시민’으로서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것이다. 예수님조차 모든 말씀과 행동, 기적 하나하나에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예를 들어 동일한 병을 고치실 때도 방식이 달랐던 이유는 그 상황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시는 메시지와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예수님의 목적을 읽어낼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말씀의 의미를 삶에 적용하는 자로 변화할 수 있다. 성경을 공부하는 목적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왜 이 말씀을 주셨는가?’라는 목적을 찾는 여정이다. 성경 속 모든 사건, 인물, 계시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 의도를 가지고 기록되었다. 예수님께서 오병이어로 사람을 먹이신 일도, 눈먼 자를 고치신 방식도, 창세기의 창조 질서도 하나하나 의미와 목적이 담긴 하나님의 역사다. 우리가 그것을 이해할 때, 성경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된다.
인생에 목적이 없으면 방황하게 되듯, 신앙에 목적이 없으면 혼란 속에 빠진다. 많은 젊은이들이 방황하는 이유는 삶의 궁극적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신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늘날 일부 신자들이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머무르고, 삶의 위기 앞에 쉽게 무너지는 것은 분명한 신앙적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그리스도인은 죽기 전까지 추구해야 할, 목숨보다 더 귀한 목표를 가져야 하며, 신앙이란 그런 절박함과 헌신으로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 하나님은 목적 없이 아무 일도 행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창조에서 구원, 심판까지 모든 역사 속에서 언제나 목적을 가지고 일하신다. 그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아무 목적 없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목적이 담긴 살아 있는 말씀이며, 우리는 그 말씀 안에서 나의 삶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오늘 성경을 펼칠 때, 하나님의 관점에서 그 말씀을 읽고, 의문을 품고, 기도하며 해석하고, 결국 내 삶의 목적을 하나님 안에서 발견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진리란 질문 없는 곳에 있지 않으며, 믿음이란 생각 없는 곳에 자라지 않는다.